예수와의 만남
‘실재’(實在)와 ‘비재’(非在), 즉, 이 세상에 무엇이 있고 없는지 계속해서 사유하다 보면 흔히 허무라고 말하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흑암에 갇히게 됩니다.
‘겨우 이곳에 오려고 이제까지 내가 그렇게 고생했다니’
흑암이 끝이라는 생각에 몹시 괴로워하는데요, 그러다가 한참 뒤 흑암의 끝에 한 줄기의 빛을 등지고 있는 예수님을 발견하게 되죠.
성경을 전혀 몰라도 도저히 부정할 수 없을 만큼 아주 명확하게.
이를 계기로 자신이 처음이자 나중이며, 시작이자 끝이라는 하나님의 자기소개를 이해할 수 있게 되고요.
“나는 알파와 오메가요 처음과 나중이요 시작과 끝이라”(계 22:13)
한마디로, 예수님을 발견한 순간 하나님이 진짜 끝이라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알게 됩니다.
이와 거의 동시에, 자신이 하나님과 사람을 이어주는 유일한 통로라는 예수님의 자기소개도 확인하게 되죠.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요 14:6)
그리고 자신이 이 세상에 존재하게 된 이유도 알 수 있게 되고요.
그런데 “처음과 나중이요 시작과 끝”이라는 말씀에는 사람을 비롯한 천지 만물이 하나님 안에 존재한다는 뜻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천지 만물이 하나님 속에서 태어나고 살다가 죽는다는 것인데요, 좀 더 정확하게 말한다면, 살았거나 죽었거나 상관없이, 사람을 비롯한 천지 만물이 하나님 속에서 태어나서 영원히 존재한다는 것이죠.
왜냐하면, 생명인 하나님에게는 원래 죽음이 없었으니까요.
따라서 하나님은 사람을 비롯한 천지 만물이 존재하는 공간으로서의 의미도 함께 갖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마 6:9)라고 말씀하는 등 예수님이 주기도문을 비롯한 여러 곳에서 하나님은 하늘에 계신다고 말씀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죠.
그러니 하나님은 사람을 비롯한 천지 만물의 영원한 둥지요 보금자리라고 말 할 수 있는 것이고요.
하나님을 어떻게 생각하거나 상관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