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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식당이 주는 교훈

10. 음식부심

역시 짜장면을 예를 들어서 말하면, 요리사들에게는 짜장면의 매우 미세한 맛의 차이도 엄청나게 중요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미세한 맛의 차이 때문에 누구인가는 영원한 1인자가 될 수도 있으며, 누구인가는 영원한 2인자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대다수 사람들의 입맛은 짜장면을 심사하는 음식전문가들의 입맛만큼이나 예민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보니 매우 오랫동안 짜장면의 최고수가 되기 위하여 엄청나게 많은 노력을 했을 1인자인 요리사의 짜장면과 2인자인 요리사의 짜장면은 대다수 사람들에게 전혀 차이가 없을 수도 있죠.

 

왠지 1인자인 요리사의 짜장면이니 좀 더 맛있게 느껴질 수는 있어도.

 

심지어 세계 1인자인 요리사가 만든 짜장면도 대다수 사람들에게는 그저 가격만 터무니없이 비쌀 뿐, 어디에서나 쉽게 사먹을 수 있는 흔한 짜장면과 별반 다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짜장면 최고수들의 짜장면은 심사하는 음식전문가들의 입맛에만 맞춰서 만들었을 가능성이 크다보니 대다수 사람들에게는 맛이 그저 그런 짜장면일 수도 있고요.

 

이런 까닭에, 막상 요리사가 음식을 만드는 식당에서는 팔리지 않을 만큼 인기가 없을 수도 있죠.

이 때문에 요리사는 식당 판매용 짜장면을 따로 만들어야할 수도 있고요.

 

이는 다른 음식들도 마찬가지인데요, 어떤 음식이든지 미세한 맛의 차이는 요리사 등의 음식전문가들에게나 의미가 있을 뿐,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한마디로, 음식전문가들에게 맛있는 음식은 음식전문가들에게만 맛있는 음식일 수 있다는 것이죠.

 

또, 어떤 음식이든지. 음식전문가들이 손꼽는 음식은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는 그저 평범한 음식일 수도 있으며, 오히려 맛없는 음식일 수도 있고요.

 

그런데 어떤 식당에나 음식전문가보다 입맛이 예민하지 않은 평범한 손님이 훨씬 많이 찾아옵니다.

 

그중에는 맛있는 음식을 먹겠다는 생각도 없이 그저 한 끼를 때우려고 찾아오는 손님도 적지 않게 있죠.

 

그러니 식당을 운영하려면 식당주인은 무턱대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려고 노력할 것이 아니라, 식당에 오는 대다수 손님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려고 노력해야할 텐데요, 이렇게 하려면 식당주인은 가장먼저 식당을 어떻게 운영할지 생각해야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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