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음식이 맛있는데도

음식이 맛없는 식당에 손님이 적은 것은 매우 당연할 것입니다.

 

누구든지 심지어 배가 몹시 고파도 그런 식당에는 결코 가고 싶지 않을 테니까요.

 

그러나 음식이 맛있는데도 심지어 주인이 생계를 걱정할 만큼 식당에는 파리만 왱왱 날아다니고 있다니.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그런데 이처럼 음식이 맛있는데도 식당이 장사가 안 된다면 우리들은 흔히 다른 원인을 짐작합니다.

 

식당주인이 불친절할 것이라거나 식당이 지저분할 것이라거나 등등등등.

 

각자 자신이 알고 있는 범위 안에서, 혹은, 자신이 생각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내키는 대로 이것저것 짐작하죠.

 

그중 하나가 식당이 위치한 지역의 상권인데요, 그래서 상권이 죽은, 즉, 사람들의 통행이 적은 지역에 위치해있으니 음식이 맛있는데도 식당이 장사가 안 되리라고 짐작합니다.

그러니 음식에 자신이 있다면 식당의 위치를 옮겨야한다고 말하기도 하고요.

 

물론, 상권이 좋은 지역의 식당들이 그렇지 않은 지역의 식당들에 비하여 장사가 잘 되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이런 까닭에, 수많은 사람들이 많은 돈을 들여서라도 상권이 좋은 지역에 식당을 차리고 싶어 하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죠.

 

하지만 상권이 좋은 지역은 많은 식당이 있다 보니 경쟁이 엄청나게 치열합니다.

 

그중에는 주변사람들이 모두 알 만큼 이미 탄탄하게 자리 잡은 식당도 적지 않게 있고요.

 

그렇다보니 어마어마하게 많은 돈을 들여서 그 한가운데에 식당을 차렸다고 해도, 그 이상의 경쟁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면 역시 식당 운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데요, 심지어 몇 달 버티지도 못하고 식당 문을 닫아야할 수도 있죠.

 

실제로 그런 불행한 식당이 많이 있으니까요.

 

더구나 교통도 몹시 불편한데다, 사람 그림자도 보기 어려운 시골구석에 처박혀서 맛도 그저 그렇고 그런 음식을 비싼 가격에 파는데도 손님들이 줄을 서는 식당이 한두 곳이 아닙니다.

그중에는 미리 예약을 해야만 하는 식당들까지 있죠.

 

이렇게 상권이 몹시 안 좋은 지역에 있는데도 장사만 잘 되는 식당들도 있는데요, 따라서 막연히 상권이 안 좋은 지역에 식당이 있기에 음식이 맛있는데도 장사가 안 될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